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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진단과 클리닉 강의

글로벌 시민교육은 어떻게 하나... 한국사회과교육학회 회장, 이윤호 순천대 경제학 교수

 

 

 

 

 

한 사회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공동의 기억인 역사를 통해 현재의 우리가 누구이며 어떻게 여기에 와있는가를 깨닫는다. 그렇게 집단적 정체성을 갖게 된다. 자기 정체성이 있어야 자존감을 갖게 되고, 자존감은 다가올 미래를 슬기롭게 헤쳐 갈 사명감이나 의지와 방향성의 바탕을 이루어준다. 역사를 끌어들이는 사회적 필요와 기능의 근본이 여기에 있다.

어떤 사회든 자신의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 그러나 자국사 교육의 현실적 의의는 집단적 정체성 형성의 지점에서 멈춘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발생하는 현실 문제들은 대부분 국사를 읽고 국사를 교육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해결 가능한 것들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세계화와 정보화의 급격한 변환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다. FTA, 다문화 사회,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그 때문에 빚어질 재정 부담과 국가 채무 누증 위험, 2만달러 소득의 덫을 벗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일, 이 모든 것은 우리 역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들이다.

통사로서 국사가 이런 문제들에 직접적인 해답을 제공할 리 만무하다. FTA 문제는 해외 사례 연구와 자국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협상 능력의 향상에 답이 있다. 다문화와 고령화 문제도 깊은 연구와 합리적 제도 도입이 우리 사회가 찾아가야 할 해법의 방식이다.

독도 문제도 같다. 독도가 역사적으로 우리 땅이라는 의식을 강화시킨다고 해도 독도 문제의 현실적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인식은 독도 문제의 출발점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이지 그 자체가 이 문제의 해결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독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국사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국사학계 주장의 논리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현행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한국사 과목이 사회 과목군 중에서 유일하게 필수 이수 과목이 되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최근 국사학계 일부에서 한국사 과목을 대입 수능 필수 시험 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운동을 시작하였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고교생들은 대입 준비를 위해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 한국지리, 윤리와 사상 같은 나머지 9개 과목 가운데 한 과목만을 선택하여 공부하게 된다. 모든 학생이 한국사에 대한 지식을 더 얻게 되는 대가로 기타 사회과학 계통의 과목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결여하게 된다면 그 사회적 득과 실은 과연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은 인터넷 세상이다. 웬만한 지식은 인터넷을 통해 바로 확인 가능하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암기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급격히 퇴색되었다. 오늘날 전화번호와 노래 가사를 잔뜩 암기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반면 지식을 구성하는 능력의 중요성은 한층 부각되고 있다. 역사는 과거 사실들로 엮어낸 이야기이다. 국사학계는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과거의 사실적 지식을 학생들 머릿속으로 옮겨 놓는 일이 다른 무엇보다도 가치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현재를 위해 역사가 있는 것이지 과거의 사실적 지식 자체를 위해서 현재와 역사가 종사할 수는 없다. 시야를 좀 더 넓게 가져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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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민교육은 어떻게 하나... 한국사회과교육학회 회장, 이윤호 순천대 경제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