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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진단과 클리닉 강의

(매일경제) 정명훈 예술감독 "음악은 싸움 아냐…큰 그림 그려라"... 한국적 '큰바위 얼굴 중도하차식 소영웅주의'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명훈 예술감독 "음악은 싸움 아냐…큰 그림 그려라"

정명훈, 차세대 지휘자 육성 마스터클래스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4.09.14 18:00:08 | 최종수정 2014.09.14 20:37:43

 

 

 

지난 13일 오전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 잔뜩 긴장한 젊은 지휘자 5명이 차례로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지휘했다.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61)이 차세대 지휘자들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두 번째 마스터 클래스였다. 지난해 참가한 최수열 씨(35)가 최근 서울시향 부지휘자로 임명되면서 지휘 등용문으로 인식되는 수업이다.

이번 참가자 이태정 씨(37)가 4악장을 지휘하면서 "영화 `명량` 이순신을 떠올려라. 죽음을 앞두고 처절하게 싸울 때처럼 엄청난 집중력과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서울시향 단원들에게 강한 소리를 요구했다.

그를 지켜보고 있던 정 감독은 연주를 잠시 멈추게 한 뒤 "음악은 싸우고 때려 죽이는 소리가 아니다"며 "죽음의 두려움을 표현할 때 풍부하고 아름다운 삶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씨는 "브람스가 죽기 13년 전에 쓴 곡이다. 위대한 사람은 죽음을 예견한다고 들었는데 브람스의 고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 음악을 생각하지 못했다"며 "정 선생님이 적재적소에 좋은 지적을 해 줘 큰 도움이 됐다"고 레슨을 받은 소감을 밝혔다.

정 감독은 이씨의 경직된 지휘에 대해 "사운드가 너무 타이트(Tight)하면 오히려 그것이 방해가 되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며 "소리를 통제하지 말고 흘러가게 하라"고 지적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빈 국립음대 지휘과를 졸업한 이씨는 빈 방송 교향악단 등을 지휘한 바 있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는 이씨를 비롯해 UC버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 부지휘자 장진(36), 독일 바이에른 코부르크 주립극장 부지휘자 정주현(36), 버팔로 필하모닉을 객원 지휘한 이태영(42), 함부르크 심포니를 객원 지휘한 윤현진 씨(32) 등이 참여했다.

 

젊은 지휘자가 의욕에 넘쳐 과도한 몸짓을 보이자 정 감독은 "박자 젓는 것은 1분이면 충분하다. 불필요한 몸짓을 줄여라. 지휘자는 음악적 생각과 경험, 감정을 단원들과 공유하면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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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1195819

 

 

 

 

 

 

 

(매일경제) 정명훈 예술감독 "음악은 싸움 아냐…큰 그림 그려라"... 한국적 '큰바위 얼굴 중도하차식 소영웅주의'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